요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불멍’이나 ‘물멍’을 찾습니다. 타오르는 불꽃이나 흐르는 물줄기를 바라보다 보면 생각이 줄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들죠.
이때 우리는 눈앞의 자극에 자연스럽게 주의가 머무는 것을 경험합니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잠시 가라앉고 심리적 안정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태는 분명 이완과 휴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곧 명상인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불멍이나 물멍은 자극에 의해 주의가 ‘끌려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내가 의식적으로 주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반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조용히 바라보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각은 또 다른 곳으로 흘러갑니다. 그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생각 속에 빠지게 되죠.
물론 이완된 상태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은 격하거나 흥분되지 않기 때문에 평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무의식적 흐름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착각하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편안함은 느끼지만, 명상의 본질과는 다른 상태인 것이죠.
게다가 우리가 심리적으로 힘든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선택하지 않고, 그 생각에 끌려가는 과정에서 고통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절로 떠오른 생각이 유익한 경우도 있습니다. 창의적인 발상이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기도 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생각은 현실의 문제점에 주목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함께 자극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 주에 시험이 있을 때, 시험 준비를 하면 되는 것이 전부지만 불안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이처럼 생각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정서 반응까지 동반합니다. 그래서 생각에 끌려가면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감정적 소모가 생깁니다.
명상의 핵심은 단순한 이완이나 편안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의도’를 갖고 주의를 선택하고 유지하는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숨 명상을 할 때, 우리는 외부 자극에 휘둘리지 않고 ‘호흡’이라는 대상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들숨과 날숨에 주의를 머무르게 합니다.
다른 생각이 떠올라도 그것을 따라가지 않고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다시 숨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 이것이 명상의 흐름입니다.
명상은 무의식적인 반응이 아니라 의식적인 선택입니다. 자극이 많은 환경 속에서도 내가 택한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리고 주의가 흐트러질 때마다 다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합니다. 이는 마치 근육을 단련하듯 의식의 힘을 키우는 과정입니다.
정리하자면, 불멍과 물멍은 외부 자극에 의해 주의가 자연스레 끌리는 수동적 상태입니다. 반면 명상은 내가 대상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을 지속하려는 능동적인 훈련입니다.
명상은 생각을 끊는 힘을 기르고, 의도를 유지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생각을 끊기 위한 노력이 바로 주의를 다루는 연습이 되는 것이죠.
진짜 명상은 ‘의도’에서 출발합니다. 대상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대상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지켜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