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만들어가는 맨토링 일기
By KIM KI HONG, Editor

다시 출발이다.
내일은 웃는 모습으로 시작하자.
전화가 왔다. 낯익은 이름이다.
배홍기.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받았다.
"홍기야, 오랫만이다."
"선배 안녕하세요."
이 후배의 말의 특징이기도 한데, 선배보고 절대 선배님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선배!'이다.
"응, 웬일이야."
"선배 요즘에 뭘로 시간 보내세요."
"나는 요즘에 뭐 강의좀 나가고 있어."
"선배 모습은 페이스북에서 봤어요. 그런걸로 소일하지 말고 일좀 한번 해보죠."
"무슨 일?"
"우리 회사와서 나하고 일좀 해보는게 어때요."
4일 뒤 나는 홍기가 일하는 회사의 근처에서 홍기를 만날 수 있었다.
홍기는 N사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이자 인사팀장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팀장이라는 직함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역할 비중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대명사로 비친다.
그날 나는 그 회사에서 한번 일을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그것은 장소는 다르지만 여전히 미완성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과거 직장생활의 완성을 다른 곳에서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한번더 해보자".
그리고 홍기는 그 역할이 주는 힘을 마음껏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아침이다.
이곳은 독신자 사택이라서 알지 못하는 젋은 직원들과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이곳에 함께 기거하는 한 구성원은 말이 없다. 그래서 말을 붙이기도 힘든 상대이다. 게다가 전자담배이기는 하지만 흡연을 하는 젊은이라서 흡연을 하지 않는 K로써는 불편한 느낌을 갖고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오늘은 홍기 후배, 정확히는 배본부장과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한 첫날이다. 여기에 온지 정확히 한달이 되는 날이다.
K는 두가지를 이야기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한가지는 내부통제, 다른 한가지는 뉴스레터이다. 내부통제는 김정수본부장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 업무에 대해서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터였기에 어떤 업무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와 그래서 어떤 식으로 인적 구성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그리고 펴내기로 한 뉴스레터의 내용과 그에 맞는 형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후배인 배본부장은 업무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다루는 것 혹은 시시콜콜 다루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번 대화의 본질은 K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일을 해나갈지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전 직장에서 잘못한 것은 상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만 했을 뿐이지 내가 하는 방법이 옳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으려고 했던 점도 문제였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경험괘 생각이 필요했다. 읽고 보는 것만으로는 훨씬 부족했던 것이다.
김인애과장이 다른 부서로 전출된다. 하지만 본부장에게 힘들었던 탓인지 그리 서운해하지 않는 눈치이다. 활달하지만 역시 안맞는 사람은 안맞는 것 같다. 내가 볼 때도 주눅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
오 그런데, 오늘 청주에 가서 수업을 하고 와 게시판을 보니 반전이 있다. 전출되는 사람은 김인애 과장이 아니라 최다희 사원이다. 무슨 일이 있었지? 두 사람다 다른 곳으로 가나? 아니면 김인애 과장은 스테이?
배본부장에게 사람 중심의 일이 아니라 일 중심의 사람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할 예정이다. 바로 옆 팀인 경영기획이나 회계에서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인사총무에서는 사람소리가 나는 빈도도 낮고 배본부장이 말을 시켜야 말소리가 나는 형국이니 말이다. 그렇게 해서는 사람을 키울 수가 없다. 그 가운데서도 최차장의 목소리가 자주 들리는데 최차장도 후배사원들을 키울 생각을 해야한다. 그것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기룰 세워서 조직에서 힘을 펴게 해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과장이 눈물을 보였다.
최근에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최사원이 마무리를 짓고간 일에 빈틈이 생기면서 그것을 마져 마무리 짓겠다고 하여 시작한 일인데 이 지경이 된 것이다.
김과장 입장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일이 있는 곳이 여기이니 이쪽으로 내려와서 해결을 하자는 의도였는데 최사원이 지금은 내려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일이 이렇게 커져버렸다.
물론 누가 잘못했고 잘못하지 않았고는 없다. 즉 권선징악의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서로가 상대의 말에 감정이 상한 까닭이다.
사람들은 왜 상대의 말이나 반응에 대해서 예민해졌을까.
"조직문화개선" 이규완강사의 작업에 참여하려고...
배본부장, 어제 오전에 김과장과 1차 면담을 하면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 해달라고 했는데 김과장의 예시를 들으면서 조직간의 벽이 있음을 실재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평택 본사 조직 규모가 210여명 정도가 되더라고. 그런데도 조직에서 벽이 존재한다면 그건 좀 아닌 듯.
문제는 그러한 벽이 강사의 일회성 교육이나 리더 한사람의 정책에 의해서 없어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요즘 같은 개인주의 시대(시대적 문화임을 인정해야 함)에 리더가 직급의 힘만으로 팀원들의 내면까지 장악한다는 것은 쉽지 않거나 장악 한 것처럼 보여도 깊게 들어가면 그때그때 뿐이고, 스스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거는 우리 같은 연령대의 배본부장도 잘 아는 사실이잖아. (배본부장은 나보다 어리니까 좀 다르게 보려나? ㅎㅎ)
이태진 강사와 함께 일하는 이규완 강사가 '조직문화개선'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규완 강사가 하는 일에 괜찮다면 나도 참여하여 의견을 내려고 해. 이 강사가 추진하는 "조직문화개선 작업"에 조직간 벽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을 포함해야할 것 같고(이미 포함되어있긴 할거야), 그것을 효과성 있게 해야할 것 같아.
역설적이게도 다행인 것은 인원이 많지 않아서 교육을 하면 교육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조직이 된다는 점일 것 같아.
ps. 회계는 일반적이지 않은 업무영역이지만 중요한 영역이라서 한번 더 면담을 하려고 해.
배본부장이 김선일 박사의 상담방식에 대하여 상의하기 위하여 나를 사장실로 불렀다. 김사원을 통하여 나에게 전달되었다. 수첩을 준비해서 사장실로 올라가면서 배본부장이 나를 사장과 인사시키려고 하는 줄 착각하고 가는 내내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흡사 연구소 다닐 때 소장실까지 가면서 다양한 생각이 든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사장님은 없었고, 나를 기다린 것은 배본부장과 최차장이었다. 사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일어났다.
협의가 시작되면서 지난 번에 이어 또 다시 간장감에 목소리가 떨렸다. 호흡이 짧아진 까닭이다. 중간 중간 1, 2초씩 숨을 멈추어보았지만 약간의 효과가 있기는 하였지만 허사였다. 겨우 겨우 내가 할말을 생각해낼 수 있는 수준이었고 목소리의 떨림은 가라 앉지 않았다. 겨우 겨우 협의를 마치고 김 김 홍을 일주일에 30분씩 면담해달라는 배본부장의 말을 뒤로 하고 내려왔다.
왜 그랬을까?
왜 배본부장과 최차장을 동시에 보면 감정이 저절로 일어날까. 그 동안 많은 연습을 해온 얼굴의 힘을 빼고 무표정하게 보는 것은 왜 안될까. 그 결정적인 심리적 변곡점은 무엇일까? 어떤 경험을 하는 순간 나의 긴장감이 올라오는 것일까?
왜 무의식은 그들을 보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일까?
당시에 사장실로 가면서 여유있게 보여야 한다, 웃어야 한다는 반응이 무의식에서 먼저 일어난다. 내가 기대한 장면은 배본부장이 나를 소개하고, 나는 여유롭게 답하는 모습이었다. 즉 내가 일장연설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그냥 상황이 닥치면 그에 맞게 이야기 하면 되는건데..."
이미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배본부장과 최차장을 보는 순간 무의식은 농담을 할 생각을 한다. 긴장된 분위기를 벗어나기 위함이다. 그 순간에도 배본부장과 최차장의 얼굴은 무표정했는데 그것에 대한 방어기제가 작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약간은 비굴한 웃음. 즉 내가 여유로와서 나온 웃음이 아니라 여유롭게 보이기 위한 웃음이다.
"그냥 그들의 얼굴 표정을 보는 순간에 맞게 얼굴에서 힘을 뺐으면 됐을텐데. 그들이 웃고 있으면 나도 웃고 그들이 무표정하면 나도 무표정하면 된다. 그들이 웃고 있어도 나는 무표정해도 좋다. 분위기를 억지로 만들기 위하여 웃음을 지을 필요가 없다."
무표정한 표정을 지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있다. 아니다. 관계없다.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화기애애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진지한 일이니까. 다만 나의 내면에서 호기심이 생기거나 농담을 하고 싶을 때 이야기를 하면서 웃으면 된다. 그것은 나의 무의식이 아니라 나의 의식 다음에 일어나는 일이어야 한다."
앞으로도 그 짧은 순간에 순식간에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나 자신을 스터디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것에 대해서 억지로 웃음을 지을 필요는 없다. 그것은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니까.
편한 상황에서는 편한 모습이지만 진지한 상황에서는 진지한 모습이 아니라 얼굴에 힘을 뺀 표정이 필요하다.
1분만 참으면 나의 이완된 표정으로 여유는 돌아온다. 말이 시작되어도 1분만 유지하라. 1분 동안 그들이 어떤 판단을 하든 그들의 몫이다.
그 이후 1분 동안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분위기 반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아니라 대화의 내용이니까.
무표정하게 인사를 나누어도 된다. 무표정으로 견뎌라.
매시간 5분 얼굴에서 힘을 빼는 시간을 갖자.
이 시간은 타인 앞에서 얼굴에서 힘을 빼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다. 즉 정서적 반응을 멈추는 시간이다.
누가 인사를 하건 말을 시키건.
대상을 감각하고 인식까지만 하는 시간.
시계에서 정시 알람이 울리면 5분간 얼굴에서 힘을 빼기
누군가와 시선이 마주쳤을 때 얼굴에 힘을 뺀 상태로 인사하라. 억지호 친절한 사람으로 보일려고 하지마라.
표정은 분위기의 산물이지 일부러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서는 안된다.
네버 네버 친절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하지마라.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의식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누군가에게 인사를 할 때도 과도하게 친절한 모습으로 보이고자 하지 않았다. 잠시 웃으면서 인사를 한 후 다시 얼굴에서 힘을 뺀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전에는 매시간 정각 갤럭시워치에서 진동이 울리면 얼른 얼굴에서 힘을 뺀 후 주변의 대화에 대해서 인지하지 않으면서 (그냥 소리로 처리하면서) 모니터를 응시하였다. 표시나지 않는 명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계속 의식에서 머무르려고 하였다.
동시에 내안의 무의식이 반응하는 것을 알아차리려고 출근하고자 차를 운전하면서부터 계속해서 무의식이 반응하는 순간 무의식이 무엇에 반응하는지를 알아차렸다. 즉 무의식이 움직였다 정도가 아니라 좀 더 정확하게 무의식이 지금막 무엇에 반응하는지를 또는 어떤 의도를 내려고 하는지를 알아차린 후 다시 얼굴에 힘을 빼는 것으로 아니면 내가 집중해야 할 것으로 돌아왔다.
그 결과 오전에 잠시 긴장감이 올라오기도 하였지만 점차 마음은 조용해졌다. 오후에 배본부장이 김선일 박사를 함께 만나러 가자고 해서 갔을 때도 배본부장에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장실에서 최차장과 면담을 할 때 초반에 길게 말할 때는 긴장감이 아주 조금 일어났지만 곧바로 안정감을 찾고 편안하게 대화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사장실로 향해서 갈 때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자 하였다.
오늘 한번더 매시 정각 의식에 머무르는 것을 5분씩 할 예정이다.
본부장은 김과장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 지난 3월에 김과장을 다른 팀으로 전출을 할 것을 계획하고 있었고, 그 결과로 이제 오는 월요일에는 다른 팀으로 전출을 하게 된다. 내가 볼 때는 일의 추진력도 좋고 괜찮아 보이는데 특별히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김과장이 근무할 자리는 아이러니 하게도 같은 사무실내의 같은 경영지원본부인 구매팀이다. 지금은 팀장, 강과장, 여사원 3명이서 업무를 하는데 김과장이 합류하면 4명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 팀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왜냐하면 그 팀의 팀장역시 본부장의 눈 밖에 나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은 나 스스로 컨셉을 잡아야 하는데 고민 끝에 잡은 컨셉은 지금의 매출 3,000억에서 매출 5,000억 내지 1조에 걸맞는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조직문화개선이다.
어제 드디어 대략의 4대분야를 선정했고, 그 4대분야를 밖은 현안 형태의 해결형 과제를 배치하고, 안쪽은 앞으로 중점을 두어서 해나가야할 탐색형 과제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필요한 이유는 스케일업 팩터에 비유하였다. 이 정도면 인트로 부분의 논리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개념이 잡히니 나도 일을 접근하는 부분이 확실해져서 좋다. 4대분야는 다음과 같다.
1.
2.
3.
4.
그들에게 우리의 정책을 알려서 그들을 케어하려는 의도, 그들을 전문가로 성장시키려는 의도를 꾸준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뉴스레터가 그 매체로 좋은 것 같다.
그것은 품의서에 담기는 애매한 정서적인 용어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향이 잡히니 아이디어도 체계가 있는 것 같다.
\"비전 매출 1조 클럽\"
1. 뉴스레터에 의도를 싣기. 여기에 대화의 기법도 싣기.
2.
멋진 간판을 갖고 있는 인사총무팀은 부서 명칭과는 달리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1. 조용한 근무 분위기
2. 핵심인재 1, 2명과 부서장의 신뢰를 별로 받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5, 6명의 팀원들. 5. 6명의 인원은 중요한 기획성 업무를 맡을 기회를 별로 갖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3. 결론부터 듣기를 좋아하는 본부장.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지만 그만큼 많은 일들이 빠르게 처리되어야만 했다.
이들은 겉으로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지만 실재로 들여다보면 일의 깊이가 낮았다. 그들은 전략적이지도 않았고, 고도화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이런 상태에서 연매출 3000억원을 7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보였다.
나는 현재부서의 현안, 대기업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