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적 사고와 의식적 사고, 그리고 명상과 간화선 활동의 실제 에너지 소모 비교
By KIM KI HONG, Editor
우리는 종종 멍하니 생각에 빠져 있을 때가 있다. 명확한 목표도 없이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상상하고, 걱정하거나 기대에 빠지는 이 순간들 속에서도 우리의 뇌는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본모드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의 활동이다. 흥미롭게도, 이 무의식적 사고는 뇌 전체 에너지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Raichle 등이 2001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명확한 의식적 사고 없이도 DMN은 전체 뇌 에너지의 약 60~80%를 사용한다(1).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태를 종종 ‘쉬고 있다’고 착각한다. 멍 때리거나 무의식적으로 사고가 떠오르는 상태는 실제로는 뇌가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고에너지 상태다. 반면, 호흡에 집중하거나 감각을 알아차리는 활동은 더 많은 집중을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에너지 소비는 훨씬 적다. Brewer 등이 2011년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명상 숙련자가 감각처리 영역만을 제한적으로 활성화하여 DMN을 억제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뇌 대사가 현저히 감소한다(3).
이와 달리, 의식적으로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사고는 전전두피질과 전측 대상피질(ACC)을 포함한 인지통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며 중~고 수준의 에너지를 소모한다(2). 이때 뇌는 외부 자극이나 내적 목표에 주의를 기울이고 판단을 반복하며 에너지를 사용한다.
한편, 명상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예를 들어, 간화선은 특정 질문(화두)에 의식을 집중시켜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사고 흐름을 끊어내는 수행법이다. 초기에는 집중이 어려워 높은 에너지 소비가 동반되지만, 수행이 숙련될수록 통제가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에너지 소모도 줄어든다(Lutz et al., 2008)(4).
이와 같이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실제 뇌 에너지 소비량을 정리할 수 있다:
가장 높음: 멍때림 > 무의식적 사고 (DMN 중심)
중간: 일반적인 의식적 사고 > 간화선 (초기)
가장 낮음: 호흡 명상, 감각 알아차림 (DMN 억제 중심)
명상과 멍때림의 차이를 더욱 명확히 보자. 멍때림은 DMN이 강하게 활성화된 상태로, 외부 자극 없이 자아 성찰과 자유연상 등이 계속되며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 반면,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은 오히려 DMN의 활동을 억제하여 뇌의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킨다.
결국 우리가 ‘쉬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반드시 실제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뇌가 자동적으로 사고를 계속할 수 있는 상태에서도 뇌는 여전히 과도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따라서 업무 중 짧은 시간에 피로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멍때리기가 아닌 의도적인 호흡 명상이나 감각 알아차림이다. 이런 활동은 뇌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주의와 인식을 현재로 돌려놓음으로써 실제 회복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한다.
참고 문헌
(1) Raichle, M. E. et al. (2001). A default mode of brain function. PNAS.
(2) Duncan, J. & Owen, A. M. (2000). Common regions of the human frontal lobe recruited by diverse cognitive demands. Trends in Neurosciences.
(3) Brewer, J. A. et al. (2011). Meditation experience is associated with differences in default mode network activity and connectivity. PNAS.
(4) Lutz, A. et al. (2008). Attention regulation and monitoring in meditation.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5) Mason, M. F. et al. (2007). Wandering minds: The default network and stimulus-independent thought. Science.